볼거리 많지 않지만 여전히 3D가 '대세' <2011 한국전자전>

2011년 10월 12일부터 15일까지 일산 킨텍스에서 개최되는 '2011 한국전자산업대전(이하 한국전자전)'은 800여개사, 2,300부스로 꾸며진 국내 최대 규모의 IT 전시회다. 올해에는 디스플레이, 반도체, 정보통신 등이 부스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비단 한국전자전뿐 아니라 IT 전시회에서 디스플레이 기기는 무척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특히 3D TV를 비롯한 3D 촬영 장비와 콘텐츠는 소비자들의 반응과 무관하게 해가 갈수록 그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올해에도 3D 촬영용 장비, 3D 교육용 콘텐츠, 3D 게임, 그리고 3D 의료 장비들도 다양하게 공개돼 '3D 영상 붐'이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알렸다.

3D 관련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콘텐츠까지 두루 제공하고 있는 기업인 레드로버(Redrover)는 두 장의 LCD 패널을 사용한 전문가용 3D 모니터, 양안시차 및 주시각 동시 제어 기능과 현장에서 쉽고 빠른 3D 카메라 정렬과 촬영을 도와주는 리그(RIG), 초소형 의료용 입체 카메라 시스템 등을 선보였다.

3D 콘텐츠 전문기업 빅아이는 3D 블루레이 콘텐츠로 전래명작 동화 시리즈를 내놨다. '피노키오', '장화 신은 고양이', '알라딘과 요술램프', '미운오리 새끼', '잭과 콩나무' 등의 세계 명작동화를 3D 콘텐츠로 제작해 크게 부족한 아동/교육용 3D 콘텐츠 시장의 갈증을 덜어줬다.

프로옵틱스는 입체복강경, 입체 카메라, 입체 프로젝터 등을 선보이며 3D 입체영상을 의료시장에 도입시키고 있다. 특히 프로옵틱스 고유 기술을 적용한 3D 복강경 카메라는 1개의 렌즈에서 동분할 방식을 통해 입체영상을 획득한다. 이 외에도 프로옵틱스는 3D 현미경, 3D 내시경 등도 개발하고 있다.

▲ 한 개의 렌즈로 촬영한 영상을 동분할 방식으로 3D화 하는 프로옵틱스 입체복강경

◆ 삼성은 '스마트', LG는 '3D'로 대결

한국전자전에서 가장 큰 규모의 부스를 마련한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종전과 상황이 달랐다. 삼성전자는 3D 대신 스마트 TV 기능과 LTE 스마트폰 및 태블릿 PC, 그리고 윈도우즈 7을 탑재한 태블릿 PC인 '슬레이트 PC' 등을 강조했다. 3D TV와 3D 모니터 등은 기 출시된 제품들인 만큼 관람객들의 뜨거운 호응을 이끌어 내기 부족했다.

반면 LG전자는 '3D로 한판 붙자'는 슬로건을 내세웠던 작년의 분위기를 이어가듯 온통 3D로 도배했다. 부스 한 가운데에는 초대형 3D 전광판을 마련했고 자사 3D TV의 2D-3D 변환 기능과 게임 콘솔을 이용해 다양한 3D 게임을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옵티머스 3D 스마트폰으로 3D 영상을 직접 촬영하고 PC에서 편집, 3D TV로 감상하는 기능도 보여주었다.

▲ LG전자는 작년에 이어 3D에 주력하고 있었다.
사진은 LG 부스에 마련된 초대형 3D 전광판

LG전자는 또 세계 최초로 무안경 방식 3D 모니터, 'DX2500'을 선보였다. 화면 크기 25인치인 이 제품은 2D-3D 변환 기능을 갖췄고 전용 안경을 사용하지 않아 간편하게 입체 영상을 즐길 수 있다. 그렇지만 무안경 방식은 해상도가 떨어지고 시점이 모니터 정면에서 벗어나면 입체감이 반감되므로 이를 방지하기 위해 높낮이 조절 기능을 제공한다.

▲ 패럴럭스 배리어(Pallallax Barrier) 방식을 적용, 무안경으로 3D 영상을
감상할 수 있는 모니터. 다만 화면 정면에서 벗어날수록 입체감이 떨어지므로
높이 조절, 웹캠을 통한 아이 트래킹 등의 기술이 덧붙여졌다.

3D 모니터에 이어 PC-모니터 일체형이며 3D 영상 재생이 가능한 올인원 PC 'V300-D20K'도 인기를 모았다. 이 제품은 4GB 내장 메모리와 23인치 IPS LED-백라이트 LCD 모니터, 2세대 인텔 코어 i5 2430M 프로세서와 ATI 라데온 HD 6650M을 포함해 고사양 게임도 즐길 수 있고 3D 콘텐츠도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 XBOX 360 게임 콘솔용 게임과 스타크래프트 2 등을
3D로 체험할 수 있게 꾸며놓은 LG전자 부스

◆ TV 하나로 두개 영상을 동시에 보는 제품 등장

LG전자의 3D 관련 제품 가운데 눈길을 끈 제품은 국내 최초로 하나의 디스플레이에 두 개의 화면을 제공하는 '듀얼 플레이' 기능이었다. 이 제품은 편광 방식 3D TV의 특징인 좌우안 주사선을 이용해 좌안 주사선만 볼 수 있는 편광 안경과 우안 주사선만을 볼 수 있는 편광 안경을 장착함으로써 하나의 화면으로 두 사람이 완전히 다른 영상을 감상할 수 있다. 다만 이렇게 함으로써 해상도 경쟁에서 다소 불리한 편광 방식 3D TV의 해상도가 한 차례 더 떨어지게 된다.

▲ 한 대의 모니터로 두 사람이 각기 다른 영상을 볼 수 있게 한 듀얼 플레이
디스플레이 기능. 다만 편광 방식 3D 디스플레이의 해상도가 더욱 낮아지게 된다.

올해의 한국전자전은 전반적으로 과거 제품의 재탕 인식이 강했다. 통신 부문의 LTE 이슈와 스마트폰 & 태블릿 PC도 많은 인기를 모았지만 이 자리를 통해 최초 공개된 제품이 거의 없어 아쉬움도 컸다.

3D TV에 대한 관심은 예전 같지 않지만 3D 시장은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밖에 없는 만큼 삼성전자나 LG전자를 비롯한 많은 기업들이 3D 관련 제품들을 선보였다. 무엇보다 3D 디스플레이 기기를 공개하는 것에서 벗어나 3D 기술을 응용할 수 있는 분야가 다양해지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이 올해 한국전자전의 주요한 특징이다.

미디어잇 이상훈 기자 hifidelity@it.co.kr
상품전문 뉴스채널 <미디어잇(www.i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