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용 스토리지 시장에 이유 있는 ‘플래시’ 열풍

엔터프라이즈 스토리지 시장에 플래시 열풍이 거세다. 실시간으로 대량의 비즈니스 요구를 처리하고자 하는 시장 요구에 맞물려 전통적인 디스크 기반 스토리지의 한계를 뛰어넘는 대안으로 부각되고 있다.

 

최근 플래시 스토리지 기술이 화두로 떠오른 배경으로는 급격한 데이터양의 증가와 클라우드 컴퓨팅 환경의 확산을 꼽을 수 있다. 스토리지 본연의 역할이 단순한 데이터 저장을 넘어 대량의 데이터를 신속하게 처리하고 분석함으로써 업무 효율성을 높이고 새로운 통찰력 창출로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

 

한때 스토리지의 메인스트림이었던 테이프가 디스크로 이동하는데 약 10년이 소요됐음을 고려하면 현재의 플래시 스토리지 시장은 과도기에 접어들었다고 볼 수 있다. 플래시가 디스크에 비해 속도 면에서는 월등한 장점을 갖고 있으나, 여전히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과 플래시의 성능을 십분 활용하기 위한 기반 기술 개발이 현재 진행형이라는 점에서다.

 

스토리지 업계도 이 점에 주목하고 관련 기술 확보에 매진하고 있다. 플래시 읽기·쓰기 성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컨트롤러를 비롯해 수명 단축을 지연시키는 레벨링 기술이 대표적이다. 여기에 이미 디스크 스토리지에서 보편적으로 적용돼온 계층화, 중복제거, 데이터 암호화 등의 기술을 플래시에 얼마나 잘 녹여내는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플래시 퍼스트’ 전략을 기치로 내걸고 있는 EMC는 지난 2012년 익스트림IO(XtremIO)를 인수한 역량을 바탕으로 플래시 스토리지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EMC 익스트림’ 제품군은 서버에 장착되는 PCIe 플래시 카드와 올 플래시 스토리지, 플래시를 캐시로 활용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로 구성된다. 서버와 스토리지 간의 병목현상까지 해결함으로써 플래시의 장점을 데이터센터 전반으로 확장시키겠다는 전략이다.

 

히타치데이터시스템즈(HDS)는 기존 디스크 기반 하이엔드 스토리지에서 유연하게 확장할 수 있는 모듈형 제품인 ‘히타치 엑셀러레이티드 플래시(HAF)’로 차별화에 나섰다. 실제로 가상 데스크톱 인프라를 구축한 한 공공기관에서 HAF를 적용함으로써 부팅 시간을 기존 대비 1/20 수준으로 단축시켰고, 분 단위가 소요됐던 애플리케이션 구동 시간을 30초 이내로 앞당겼다는 것이 회사측의 설명이다.

 

지난해 8월 텍사스메모리시스템즈(TMS)를 인수한 IBM은 최근 자사의 플래시 스토리지 브랜드를 ‘IBM 플래시시스템’으로 재정비했다. IBM 플래시시스템은 트랜잭션 집약적인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하는 산업군을 비롯해 최근 각광받고 있는 빅데이터 시장을 주요 타깃으로 하고 있다.

 

넷앱 또한 올 초 올 플래시 스토리지 어레이 아키텍처를 선보이며 플래시 스토리지 경쟁에 가세했다. 넷앱의 플래시 스토리지 어레이 아키텍처는 지능형 캐시 기술인 플래시 캐시와 플래시 풀, 플래시 액셀을 탑재함으로써 각기 다른 워크로드에 최적화된 폭넓은 플래시 포르폴리오를 제공하는 점이 특징이다.

 

전통적인 스토리지 시장의 강자들 외에 신생 업체들의 진입도 눈여겨볼만하다. 100% 플래시 기반의 엔터프라이지 스토리지 전문 업체 퓨어스토리지는 최근 국내 시장에 본격 진입해 공격적인 비즈니스를 펼치고 있다. 지난 2009년 설립된 퓨어스토리지는 창립 3년여 만에 빠른 성장을 거듭한 끝에 올해 3월 한국 지사를 설립한 바 있다.

 

최근 발표된 퓨어스토리지의 4세대 플래시어레이 ‘FA-400’은 인라인 방식의 데이터 중복제거와 압축 기술 및 액티브-액티브 고가용성 아키텍처 방식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또한 자체 운영체제인 ‘퓨리티 3.0’ 기반의 클라우드 기반 기술지원, 제로스냅 스냅샷 기술을 활용한 신속한 가상머신 복제, 데이터 암호화 등의 기능을 강조한다.

 

강민우 퓨어스토리지코리아 지사장은 “국내의 많은 스토리지 고객들이 플래시의 장점을 채택하고 싶어하지만 가격 부담을 느껴 전환을 미루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FA-400은 플래시 스토리지의 장점인 성능, 편의성과 함께 퓨어스토리지만의 기술로 확보된 안정성, 확장성, 가격 경쟁력을 갖추고 있어 국내 주요 대형 스토리지 시장에서 크게 각광받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노동균 기자 yesno@i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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