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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챗온' 카카오톡 대항마라더니 이게 웬 "뒷북"

dev@mndsystem 2012. 5. 31. 23:37

"뭐 하다가 이제야 출시한거지?"

 

삼성전자의 모바일 메신저 '챗온'이 지난 15일 국내에 정식 출시됐다. 글로벌 버전은 지난해 10월 나왔지만 유독 국내 출시만 늦어진 셈이다. 무슨 특별한 이유라도 있었던 것일까?

 

 

챗온은 2011년 9월 독일 베를린에서 개최된 IFA에서 처음 공개됐다. 다양한 기능이 탑재된 메신저로 '삼성판 카카오톡'이라 불리며 많은 기대를 모았지만, 어찌된 일인지 국내 출시 일정은 한없이 지연되어 왔다.

 

개발은 일찌감치 완료한 삼성이지만, 지난 1월 한국과 캐나다를 제외한 전세계 애플 앱스토어에 챗온을 출시했다. 삼성의 강력한 라이벌이자 특허 전쟁의 상대인 애플도 앱스토어 등록을 허가했는데, 국내 앱 장터에서 챗온을 찾아볼 수 없었다는 것은 의아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삼성전자 측은 "2월엔 국내에 출시한다", "3월엔 한다"라며 출시 일정을 계속 번복해 왔다.

 

이렇게까지 출시가 늦춰진 배경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관측이 나왔다. 업계에서는 국내 이동통신사(이하 이통사)의 압력이 작용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챗온의 국내 서비스가 시작되고 삼성전자 휴대폰에 기본 탑재된다면, 이통사의 문자메시지 수익에 큰 타격을 줄 수 있기 때문이라는 이유에서다.

 

실제 이통사들은 카카오톡 등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로 인한 매출 하락에 곤란해 하고 있다. 나아가 이 메신저가 무료 인터넷전화(mVoIP) 기능을 탑재할 수도 있으니 음성통화 매출까지 타격이 예상된다.

 

특히 국내 휴대폰 시장 60% 이상을 차지하는 삼성전자가 인터넷전화 서비스에도 손을 뻗친다면, 이통사는 곤란한 정도가 아닌 위험한 순간을 맞을 수도 있다.

 

그러나 삼성전자 관계자는 “챗온의 국내 출시 과정에서 이통사의 압력이 작용하거나, 협의에 문제가 발생한 적은 전혀 없다”며 해당 내용을 부정했다.

 

그는 “국내 소비자들은 매우 까다롭기 때문에, 챗온의 서비스 품질을 높이기 위한 최적화 문제로 지연된 것”이라며 “iOS와 안드로이드뿐 아니라 모든 운영체제에서 지원되게 하기 위해 개발 기간이 더 소요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모바일 메신저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기능도 디자인도 아닌 가입자 수다. 챗온의 국내 출시가 미뤄지는 동안 네이버의 라인과 다음의 마이피플은 가입자 확보에 박차를 가했다. 일부 OS의 서비스가 제한된 상태라도, 일단 시장 진입이 빨라야 가입자 유치 및 주도권 경쟁에서 유리하다. 카카오톡 역시 최초 출시 당시 iOS 버전만 먼저 선보인 후 OS 확대 수순을 밟았다. 최적화와 OS다양화를 이유로 국내 출시를 늦춰왔다는 삼성전자 측의 설명에 의문이 생길 수 밖에 없는 대목이다.

 

출시된 지 보름을 막 넘긴 챗온의 실적은 아직 미미하다. 한국 앱스토어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분야에서 40위권의 저조한 순위를 기록하고 있는데, 경쟁 서비스들의 초반 반응과 비교해도 아쉬운 성적이다. 기존 '카톡' 서비스에 대한 스마트폰 이용자들의 충성도가 높은데다 '라인' '마이피플' 등의 쟁쟁한 경쟁자도 있어 경쟁이 쉽지 않다.

 

스마트폰에 기본 탑재되는 등 확실한 앱 경쟁력을 갖추지 않는다면 손님 몰이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는데, 삼성전자 관계자는 “아직 언급할 수 없는 문제”라며 “유럽에서 출시되는 갤럭시S3의 일부 모델에는 기본 탑재됐다”고 밝혔다.


 

하경화 기자 ha@i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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