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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만발 크롬북 쓸만한가? 본문
구글이 몇 년 동안 야심차게 준비한 크롬북 판매가 코 앞으로 다가왔다. 우리나라에 처음 출시되는 크롬북은 삼성전자의 제품으로 인텔 아톰 N570 프로세서와 2GB DDR3 메모리, 16GB의 SSD를 갖고 있는 12.1인치 제품이다. 언뜻 보면 SSD를 제외하고는 기존 넷북과 크게 다르지 않다.
가장 큰 차이는 운영체제가 구글의 크롬OS라는 점이다. 구글의 OS라 하면 안드로이드가 먼저 떠오르겠지만 안드로이드는 스마트폰, 크롬OS는 미니노트북이라는 것에 초점을 맞춰 개발한, 출발점이 서로 다른 운영체제다.
크롬은 완전히 새로운 개념의 OS다. 그 동안 써오던 윈도우, 맥OS, 리눅스 등은 다르다고는 하지만 원칙적으로 모든 애플리케이션이 PC 내에서 작동하고 콘텐츠나 소프트웨어가 컴퓨터 내 스토리지에 저장되어 인터넷에 연결되지 않아도 독립적으로 작동한다는 점이다. 하지만 크롬OS는 반대다. 모든 환경이 크롬 웹 브라우저 안에서 이뤄지고 애플리케이션 역시 크롬 브라우저 내에서 실행된다. 문서 작업부터 SNS, 음악 재생까지 클라우드를 염두에 두고 있는 구조인 만큼 인터넷 연결이 필수다.
아마 준비없이 크롬북을 처음 열고 크롬 OS를 띄우면 깜짝 놀랄 것이다. 이 운영체제는 우리가 흔히 보던 것처럼 시작 버튼이나 메뉴, 바탕화면 등은 전혀 없다. 크롬 웹브라우저가 하나 전체 화면으로 떠 있을 뿐이다. 찾아봐도 소프트웨어는 없다. 쉽게 이야기하자면 크롬 브라우저를 플랫폼으로 만든 노트북이라고 보면 된다. 구글의 인터넷 단말기인 셈이다.
그러면 이 노트북은 어떻게 써야 하는 것일까? 그저 인터넷 단말기일까? 다행히도 구글은 웹브라우저만으로도 상당히 많은 일을 처리할 수 있도록 수많은 웹 애플리케이션과 서비스들을 갖추고 있다. 가장 인기 있는 G메일을 비롯해 워드, 스프레드시트, 프레젠테이션을 웹브라우저로 해치울 수 있는 구글문서, 메신저 Gtalk을 비롯해 블로그나 지도 등 수많은 서비스들을 하고 있다. 크롬은 이들을 효율적으로 돌리는 브라우저인 만큼 그간 이 서비스들을 능숙하게 써 왔다면 크롬 OS는 훌륭한 컴퓨팅 환경이 될 것이다. 다만 인터넷에 반드시 연결이 되어 있어야 한다. 국내 출시되는 크롬북은 와이파이 버전만 나오기 때문에 외부에서는 와이브로 단말기 등이 필수다.
<크롬OS는 인터넷에 연결되지 않으면 이런 화면밖에 볼 수 없다.>
구글이 전부는 아니다. 일반 노트북처럼 소프트웨어도 설치할 수 있다. 액티브 X는 처리하지 못하지만 크롬 브라우저의 활용성을 높이는 크롬 웹스토어를 통해 마치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처럼 애플리케이션을 깔아서 쓸 수 있는데 마이피플이나 에버노트 등 우리가 흔히 쓰던 소프트웨어들 외에도 앵그리버드나 슈퍼 마리오 등 게임도 있다. 이는 크롬 브라우저에서 실행되는 것으로 꽤 많은 프로그램들이 준비되어 있다.
크롬북은 어찌 보면 가장 이상적인 넷북의 형태다. 데스크톱 PC 흉내를 대신해 인터넷에 밀접하게 붙어 웹 서비스와 클라우드 컴퓨팅을 누리는 괜찮은 플랫폼이다. 다만 우리가 생김새 때문에 기존의 노트북과 비슷한 것들을 원한다면 다시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동영상, 게임, 엔터테인먼트 등에서는 기존 윈도우 넷북이 더 효용성이 높다.
크롬북은 시간이 흘러 구글의 서비스들이 우리에게 익숙해진다면 노트북을 대체할 수도 있을 휴대용 단말기 중 하나로 성장할 수도 있겠지만 아직까지는 일부 PC 마니아나 전문가들에게 더 어울린다. 최근 구글이 구글 플러스와 뮤직으로 SNS와 클라우드 뮤직 등 웹에서 놀거리를 점차 만들어주고 있기에 크롬북의 가능성은 의심하지 않지만 구글과 크롬 OS에 대해 이해가 깊지 않다면 조금 신중할 필요가 있다.
미디어잇 최호섭 기자 notebook@i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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