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엔디시스템 (시스템개발문의: 055-385-4832)

삼성전자, 씨게이트 2대주주 등극의 후광효과는? 본문

컴터및전산관련글

삼성전자, 씨게이트 2대주주 등극의 후광효과는?

dev@mndsystem 2011. 4. 20. 09:08

기자 주 : 20일 0시 기점으로 추측성 제목을 보다 사실관계에 입각한 제목으로 변경하였음을 알려 드립니다.

삼성전자가 19일 세계 2위의 하드디스크 제조사 씨게이트 테크놀러지 (Seagate Technology) 의 2대주주로 등극하면서 삼성전자 - 씨게이트의 무성한 소문이 사실로 드러났다. 삼성전자는 씨게이트의 지분 9.6%를 인수해 씨게이트의 경영에 참여한다.

삼성전자는 HDD 사업부를 씨게이트에 매각하는 조건이 총 13억 7500만불 (약 1조 5천억원) 이라고 밝혔으며, 이중 절반을 9.6%에 해당하는 씨게이트 지분으로 받고 나머지를 현금으로 받음으로써 HDD 사업부를 씨게이트에 넘기고, 씨게이트의 사실상 최대주주로 등극하게 되는 윈-윈 효과를 낳게 되었다.

지분률상 2대주주, 사실상 최대주주

씨게이트의 2010년 12월 31일 현재 지분률 Top 10. (펀드사 지분 제외 출처 : Yahoo Finance)

현재 씨게이트의 주주구성을 보면 현재 재무적 투자자로 투자하고 있는  FMR LLC가 12.13%의 지분률로 1대주주이며, 삼성전자가 2대주주가 된다. 현재 별도 공시는 없지만 지분 제공은 신주발행으로 지급될 경우 기존 주주사의 지분률이 하락해 삼성전자가 9.6%를 획득하게 되면 FMR LLC의 지분은 최대 11.1%까지 떨어진다. 삼성전자와 불과 1.5%수준의 차이가 나는 것이다.

또한 삼성전자의 위상과 재무적 투자자의 경우 수익이 발생하는 방향이라면 삼성전자의 입김을 거부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이익관계를 주도한다는 데 대해 삼성전자가 씨게이트의 명운을 좌우하는 최대주주가 된다 해석할 수 있다.

그 결정을 뒷받침하듯 삼성전자는 씨게이트의 약점으로 꼽혀온 SSD 사업을 위해 삼성전자 NAND 플래시를 대량 공급하는데 합의했고, 삼성전자 PC 사업에 씨게이트 제품을 대량공급하는데 합의한 것으로도 알 수 있다.

이로써 삼성전자는 보다 안정적인 NAND 플래시 매출을 기대할 수 있게 되며 씨게이트는 SSD사업에 보다 박차를 가하게 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게 되었고 삼성전자 노트북과 PC에 안정적인 매출을 확보하게 되어 보다 탄탄한 입지를 굳힐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삼성전자의 의지에 따라 대규모 시장 개편 가능해질듯

이번 삼성전자의 경영권 참여와 지분 인수, 그리고 HDD 공장 매각은 삼성전자가 의지만 있다면 보다 파격적인 시장 개편이 가능한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게 된다. 일례로 대표적인것이 바로 TSST (Toshiba-Samsung Storage Technology) 가 가장 대표적인 예인데, 삼성전자는 ODD 사업부를 도시바와 함께 TSST라는 벤처회사를 설립하고 국내에서는 삼성전자 브랜드로, 국외에서는 TSST, 도시바 브랜드로 ODD 를 판매하고 있다.

 

TSST의  필리핀공장

같은 조건이 되면 국내를 비롯해 씨게이트 브랜드가 약한 국가에서는 씨게이트 브랜드보다 월등한 삼성전자 브랜드, 혹은 삼성-씨게이트 브랜드로 HDD 를 공급할 수 있고, 그 외의 지역에서는 씨게이트 브랜드로 판매하게 되면 보다 적극적인 시장개편이 이루어지게 되며, WD는 더이상 씨게이트와 경쟁이 어려워 진다.

 

 

이미 iSupply 자료에 따르면 WD와 씨게이트가 29 ~ 31%의 시장점유율로 박빙의 격전을 벌이고 있지만 여기에 삼성전자 HDD의 점유율을 더하면 시장점유율에서 WD를 완벽하게 압도하게 되는데다, 차기 SSD 시장에서도 WD 보다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게 되는 만큼 삼성전자의 씨게이트 경영참여는 그 충격여파가 크다. 삼성이 생각만 다르게 하면 기존 삼성전자의 SSD 완제품을 씨게이트 브랜드를 붙여 판매할 수도 있게 된다.

 

또하나, 이러한 밀월관계가 계속되면 될수록 씨게이트는 삼성전자의 행보에 보다 영향을 많이 받을 수 밖에 없게 되면서 사실상 삼성전자에 종속되는 기업형태가 유지될 수도 있다. 여기에는 기존 주주들에게 보다 이익이 가는 방향으로 결정된다면 주주들이 삼성전자의 보다 깊숙한 참여를 반대할 이유가 없다는 금전적 논리도 한몫 하게된다.

 

삼성전자의 씨게이트 2대주주 등극, 과연 삼성의 의도는?

앞선 기사에서는 씨게이트의 삼성전자 HDD 사업 인수라는 내용만 부각되었지만, 이번 씨게이트의 삼성전자 HDD 사업 인수는 사실상 삼성전자가 씨게이트를 발판으로 오히려 스토리지 업계에 입김을 더 세게 만드는 협약이다. 실제 국내 재벌그룹의 종속관계에서는 10%미만의 지분률만으로도 자회사나 계열사로 분리되는 경우는 수도없이 많다.

지금 가장 주목해야 할 점은 삼성전자의 의지에 따라 씨게이트의 행보가 갈지자 (之) 행보를 보일 것이라는 점이다. 삼성전자가 포괄적 협력업체 수준으로 씨게이트와의 관계를 정리한다면 금번 지분취득은 현금을 받기 어려워 선택한 하나의 대체수단으로밖에 지나지 않게 되며, 이러할 경우에는 HDD 산업에 큰 영향을 보이기는 어렵다.

 실제로도 삼성전자가  지분에 참여하는 모든 관계사가 삼성전자와의 수직계열화를 보이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감안할 때 삼성전자가 3년안에 지분을 일부라도 매각하는 방향이 감지되면 삼성전자의 의도가 보다 적극적이 수직계열화가 목표가 아니며, HDD 사업부 정리를 위한 하나의 협상 과정일뿐이라는 것이 증명된다.

 

 

 그러나 양사브랜드를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한 삼성 HDD - 씨게이트 HDD 가 등장하거나, 삼성전자의 SSD 가 씨게이트 제품으로 둔갑하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양사의 관계가 단순한 지분관계가 아니라 사실상의 수직계열화를 통해 스토리지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발판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게 된다.

 

스토리지 산업에 미래가 있을까?

한가지 의문이 드는 것은 스토리지 산업에 과연 미래가 있는가 하는 점이다. 현재까지 스토리지 산업은 메모리 스토리지에 밀려 퇴보하는 산업으로 간주되어 왔고 이는 지난 2005년 삼성전자와 씨게이트간의 설전을 보아도 예상 가능한데, 당시 삼성전자는  'NAND 플래시의 발전으로 HDD 는 사라질것' 이라고 발언했으며, 씨게이트가 여기에 발끈해 'Is the HDD Dead?' 로 정면 반박한 적이 있다. '씨게이트, 삼성! HDD  안죽는다' 2005년 10월 16일

한가지 확실한 점은 6년이 지난 이후에도 HDD 는 여전히 주력 스토리지 장비이며, SSD 로의 교체는 더디기만 하다는 점이며, 스토리지 용량에 대한 수요는 HD 컨텐츠의 등장으로 계속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또한 앞으로도 3D 컨텐츠의 수요를 위해 1인당 스토리지 용량에 대한 수요는 더 늘어날것으로 예측되면서 이러한 수요의 증가가 과연 산업의 증가와도 연결될 수 있느냐에 대한 여부는 지금도 뜨거운 논쟁거리다.

삼성전자가 어떠한 속대로 씨게이트의 지분참여와 경영참여를 결정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한가지 확실한 사실은 현재 가장 커다란 이슈는 씨게이트의 삼성 HDD 사업부 인수가 아니라, 삼성전자의 씨게이트 지분과 경영 참여가 가져올 후광효과에 있다. 이제부터는 삼성전자가 어떻게 마음을 먹냐에 따라 HDD를 비롯한 스토리지 시장 전체가 완전히 달라질 것임은 너무나 불보듯 뻔한 것이기 때문이다.

장홍식 기자 / 필명 감자나무 /  potatotree@bodnar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