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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배자 코스프레?’ MS의 변화를 보는 2가지 시선

dev@mndsystem 2014. 8. 5. 09:50

[미디어잇 박상훈] PC 운영체제와 모바일 부문에서 잇달아 쓴잔을 마신 마이크로소프트가 역대 최대 규모의 감원 정책을 발표하면서 위기설에 휩싸여 있다. 그러나 생산성 스위트의 막대한 수익과 강력한 특허풀, 클라우드 사업의 견실한 성장세 등 위기설을 논하기에는 이르다는 분석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최근 직원 1만8000명 이상을 정리 해고하는 창사 이후 최대 규모의 구조조정안을 발표했다. 전체 직원의 14%에 해당한다. 외신에 따르면 구조조정은 이번 가을부터 시작된다. 노키아 기기와 서비스 부문에서만 1만2500명을 해고할 예정이다. 구체적으로는 미국 본토를 비롯해 중국, 핀란드 등의 지역 직원이 거론되고 있다. 회사 측은 정리해고자에게 퇴직금을 지급하고 이직을 위한 지원도 제공한다.

 

주력 제품, 신규 사업서 잇달아 헛발질

 

마이크로소프트는 최근 몇년 사이 주력 사업과 신규 사업 모두에서 부진을 거듭하고 있다. PC와 모바일 경험을 통합한 야심작 ‘윈도8’은 전문가 평가는 물론 소비자들의 혹평과 반발에 부딪혀 수정에 수정을 거듭하고 있고, 자체 개발한 모바일 기기 서피스는 판매량이 기대에 훨씬 미치지 못하고 있다. 태블릿과 노트북 사이의 모호한 쓰임새와 경쟁 제품 대비 높은 가격대 등이 실패 원인으로 꼽힌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실패는 기기 플랫폼 시장 점유율 수치로 바로 확인된다. 지난 7월 중순 열린 파트너 컨퍼런스에서 케빈 터너 마이크로소프트 COO는 “지난해 출시된 모든 기기 중 윈도 플랫폼이 적용된 기기는 14%였다”고 말했다. 시장조사업체 IDC의 보고서를 재인용한 것인데, 점유율 90%를 넘나들던 PC 시대의 영광이 이제 완전히 ‘옛 이야기’가 됐다는 것을 공식적으로 인정한 것이어서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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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이크로소프트가 만든 태블릿 서피스 프로3 (사진=마이크로소프트)

 

마이크로소프트는 실패작으로 결론이 나고 있는 ‘윈도8’의 흔적도 지우려고 애쓰고 있다. 컴퓨터월드는 마이크로소프트가 내놓은 언론 보도자료, CEO의 공식 석상에서의 언급 회수 등을 근거로 마이크로소프트가 ‘윈도8’을 내치고 있다고 분석한다.

 

실제로 전문가들은 마이크로소프트가 시작메뉴 부활과 같은 기능 개선을 8월 중순경 발표되는 윈도8.1 업데이트2에 추가하는 대신 내년 상반기로 내놓을 윈도9 코드명 ‘스레시홀드(Threshold)’ 버전에 반영할 것으로 전망한다. 윈도8는 현 단계에서 조기에 간판을 내리고 '윈도9' 마케팅을 조기에 시작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따라서 대규모 구조조정과 PC시장의 침체, 모바일 부문에서의 부진한 성적 등 주변 여건만 보면 마이크로소프트 위기설은 상당히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과거 PC 시대를 호령하던 모습과 비교하면 상상할 수 있는 없는 변화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러한 결론이 ‘아직’ 섣부른 것일 수 있다고 경고한다.

 

'위기론' 이면의 마이크로소프트의 숨은 저력

 

무엇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매 분기마다 막대한 수익을 내는 ‘견실한’ 회사다. 최근 발표된 마이크로소프트 분기 보고서를 보면 매출 223억8000만 달러에 순익 46억1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노키아 휴대폰 부문 인수로 전년 대비 순익이 줄었지만 여전히 우리돈으로 4조8000억 원 가량의 순익을 기록했다.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로 대표되는 생산성 스위트 부문이 수익을 견인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생산성 스위트의 저력은 마이크로소프트의 차세대 먹거리인 클라우드 사업에서도 확인된다. 현재 마이크로소프트는 기존의 자사 핵심 제품을 클라우드로 전환하는데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오피스의 클라우드 버전인 오피스 365인데, 이 서비스 가입자가 3개월 사이 100만 명 이상 늘었다. 이로써 전체 가입자 수는 총 560만 명에 달한다.

 

마이크로소프트는 기존 정책에서 180도 태도를 바꿔 아이패드용 오피스 앱을 내놓는 등 다양한 플랫폼과 모바일 기기에서 자사 소프트웨어를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정책을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어 앞으로 이 부문의 매출이 더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 오피스 프로그램의 클라우드 버전 '오피스 365' (화면=마이크로소프트)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마이크로소프트의 또 다른 경쟁력은 강력한 특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자사 대표 제품인 윈도 운영체제 기반의 모바일 사업에서는 성과가 신통치 않지만, 안드로이드 관련 특허로 상당히 짭짤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

 

지난 6월 중국 정부가 공개한 마이크로소프트의 안드로이드 라이선스 특허 목록을 보면 총 310건으로 표준 특허 73건, 자체 개발 특허 127건 등이다. 기업 인수합병을 통해 확보한 특허도 다수 포함돼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들 특허를 기반으로 삼성, LG를 포함한 안드로이드 휴대폰 제조사에게 막대한 라이선스 수입을 거두고 있다.

 

그동안 마이크로소프트가 어느 정도나 수익을 내는지는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마이크로소프트는 개별 기업간 계약이라는 이유로 라이선스 수익 규모를 정확히 밝히지 않고 있다. 그러나 노무라 증권이 지난해 발표한 보고서를 보면 마이크로소프트가 안드로이드 특허를 통해 벌어들이는 수익은 연간 20억 달러 이상일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라이선스 수입은 추가 비용이 거의 들지 않으면서 수입의 거의 전액을 순익으로 잡을 수 있어 기업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알짜 사업이다. 이 때문에 마이크로소프트가 엑스박스, 서피스 등 적자 사업을 운영하는 여유를 부릴 수 있는 것도 이들 사업 손실의 상당 부분을 특허 수익으로 보충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있다.

 

'헛발질' 실패에 대한 빚이 없는 CEO의 의미

 

생산성 스위트 사업의 호조와 강력한 특허가 현재를 지탱하는 두 축이라면 ‘새로운’ CEO의 존재는 마이크로소프트가 '헛발질' 과거와 단절하고 새로운 미래로 발을 내딛을 수 있는 또 다른 경쟁력이다.

 

지난 2월 창업자 중 하나인 스티브 발머가 물러나고 사티아 나델라가 신임 CEO로 취임했다. 그는 2008년 검색, 포털, 광고 담당 선임부사장, 2011년 서버와 툴 비즈니스 사업부 사장, 2013년 엔터프라이즈와 클라우드 담당 수석부사장 등을 지낸 인물이다.

 

▲ 지난 2월부터 마이크로소프트를 이끌고 있는 사티아 나델라 (사진=마이크로소프트)

 

그의 등장으로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8, 서피스, 윈도폰 등 과거의 실패에 빚이 없는 새로운 인물이 지휘하게 됐다. 현재 마이크로소프트의 어려움을 초래한 실패 책임에서 비교적 자유롭기 때문에 과거를 깨끗하게 ‘실패’로 인정하고 새판을 짜는데도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다. 앞서 언급한 마이크로소프트 COO의 '14% 발언'이 중요한 의미를 갖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래서 위기론에 휩싸인 마이크로소프트의 현재는 실제 위기 상황이었던 과거의 마이크로소프트보다 훨씬 더 긍정적이다. 일부 외신은 마이크로소프트를 '패배자(underdog)' 뉘앙스로 언급하지만 마이크로소프트는 새로운 반전을 준비하며 ‘패배자 코스프레’를 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롭 엔덜 엔덜 그룹 수석 애널리스트는 CIO닷컴에 기고한 글을 통해 "지난 10여 년 간 마이크로소프트가 비틀거리며 걸어온 것은 사실"이라며 "이제 응급 수술은 끝났고 빠르게 회복하는 것만 남았다"고 분석했다. 나델라 CEO는 지난 7월 초 전 사원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마이크로소프트를 똑똑하고 호기심 많으며 야심찬 이들이 최상의 성과를 낼 수 있는 회사로 바꾸겠다”고 밝혔다.

 

박상훈 기자 nanugi@i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