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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용 PC 시장, 맥을 못추는 이유는?

dev@mndsystem 2014. 7. 21. 09:41

방학과 여름휴가를 앞둔 7월은 새로운 PC를 장만하거나 기존 PC를 업그레이드하려는 수요가 늘어나는 때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어느 때보다도 덥게 느껴지는 여름이지만 용산을 중심으로 하는 일반 소비자 PC 시장(B2C)은 예년만큼 활기가 없고 오히려 스산한 분위기다.

 

PC 완제품은 물론, CPU와 그래픽카드 같은 주요 부품들의 판매량은 신통치 않고 업계 관계자들의 입에서는 한숨만 나오고 있다. IMF 때가 지금보다 좋았다고 말할 정도다. 향상된 성능을 가진 신제품이 대거 출시되고, 가격할인이나 사은품 증정 이벤트는 예년에 비해 부쩍 늘었지만 소비자들의 닫힌 지갑은 열릴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물론 세계적인 불황과 경기침체,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의 대두로 인해 PC 시장 자체가 이전만 못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요즘의 PC 시장 침체를 전부 다 설명할 수 없다. 오히려 기업시장(B2B)쪽은 윈도 XP 지원 중단으로 윈도7을 탑재한 신규 수요가 오히려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개인용 PC 시장이 맥을 못 추는 이유는 뭘까.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로 PC와 뗄 수 없는 관계를 가진 ‘게임’이 있다.

 

 

‘대작 게임’의 실종, 신규구입/업그레이드를 부추길 게임이 없다

 

여름은 대표적인 ‘게임의 계절’이다. 게임업계에서는 이맘때면 이른바 ‘대작’ 또는 ‘기대작’이라 불리는 게임들을 새롭게 선보이거나, 잘 나가는 게임들의 대규모 업데이트를 시도해왔다.

 

그렇게 등장한 다양한 게임 콘텐츠들은 방학이나 휴가철을 맞은 학생이나 직장인들을 끌어 모으게 되고, 이는 PC를 새로 사거나 업그레이드를 시도하려는 수요로 이어져왔다. 새로 나온 ‘대작’들은 기존 게임을 압도하는 스케일과 더욱 화려한 그래픽으로 무장해, 기존 게임들은 업데이트로 콘텐츠가 늘어나면서 요구하는 하드웨어 사양도 더욱 높아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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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4년 기대작으로 꼽혔던 '이카루스'의 한 장면 (이미지=이카루스 홈페이지)

 

하지만 올해는 그런 ‘대작’ 게임이 실종됐다. 지난 2011년은 ‘테라’, 2012년은 ‘블레이드 앤 소울’, 2013년은 ‘아키에이지’라는 굵직굵직한 타이틀이 있었지만 올해는 딱히 내세울만한 게임이 없다. 2014년의 기대작이라 꼽히던 ‘이카루스’ ‘검은 사막’ ‘블레스’ 등의 타이틀은 반응이 신통찮거나, 아직 클로즈 베타 수준에 머물고 있는 정도다.

 

돈을 주고 PC를 새로 사거나 업그레이드 할 ‘게임’이 없으니, 소비자들은 자연스레 지갑을 닫게 됐다. 해외 유명 개발사들이 내놓은 일부 패키지 게임들이 높은 하드웨어 사양을 요구하지만, 국내 게이머들의 정서와 잘 맞지 않는 게임이 대부분이라 소수의 ‘마니아’ 외에는 하는 사람이 없어 큰 수요를 창출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대세’ 게임들의 낮은 사양요구, 있는 PC로 충분해

 

지금껏 등장한 ‘대작’ 게임들은 주로 MMORPG(Massively Multiplayer Online Role-Playing Game: 대규모 다중접속 온라인 역할수행게임) 장르에 속한 것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요즘에는 플레이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요구하는 MMORPG 대신 한정된 공간에서 짧은 시간 동안 소수의 인원들이 서로 팀을 맺고 대결하는 MOBA(Multiplayer Online Battle Arena:다중접속 온라인 전투 경기장) 게임들이 소위 ‘대세’가 됐다. 그 대표적인 예가 국내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리그 오브 레전드’, 속칭 ‘롤(LoL)’이다.

 

▲ 최고의 인기를 구가 중인 '롤'은 높은 사양을 요구하지 않는다.(이미지=라이엇게임즈)

 

이들 게임들은 하드웨어 성능의 좋고 나쁨이 대전하는 게이머들의 실력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중간 정도의 성능을 가진 PC에서도 원활하게 실행할 수 있도록 최적화된 경우가 많다. 이는 ‘스타크래프트2’ ‘다이블로3’같은 다른 게임들도 마찬가지다.

 

결국 1프레임의 성능도 중요하게 따지는 프로급 게이머가 아닌 이상 ‘적당한 사양’의 PC로도 충분히 즐길 수 있어 대부분의 평범한 게이머들은 딱히 고성능 PC를 장만할 필요를 못 느끼게 된다. PC방 역시 기존 시스템으로도 충분히 운영이 가능해 업그레이드 부담이 줄어든다.

 

반면 하드웨어 업계는 고부가가치의 고가 고성능 제품이 아닌, 남는게 얼마없는 저가 보급형 제품들만 판매되는 상황이 반가울리 없다. 특히 국내 PC 시장을 받쳐주는 커다란 기둥 중 하나인 PC방 수요가 크게 줄어든 것은 큰 타격이다. 일부 업계 관계자들은 국내 PC 시장 침체의 원흉(?)으로 롤의 성공을 꼽을 정도다.

 

 

한계에 다다른 PC 사양, 업그레이드가 필요없어

 

PC 시장이 잘 나가던 시절만 해도 PC의 성능은 하루가 다르게 좋아졌다. 한 세대만 차이가 나도 하드웨어 성능이 배 이상 향상되는 경우도 많았다. 하지만 향상된 하드웨어의 성능을 받쳐줄 소프트웨어 기술이 제때 따라가지 못하면서 요즘 PC 성능 향상은 답보상태에 빠져있다.

 

인텔을 예로 들면 2세대 ‘샌디브리지’ 제품에서 ‘3세대 ‘아이비브리지’, 가장 최신인 4세대 ‘하스웰’ ‘하스웰 리프레시’ 제품에 이르기까지 일반소비자 기준으로 당장 업그레이드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성능상 큰 차이가 없다. 그저 공정의 변화로 전력 효율이나 부가 기능 등에서만 눈에 띄는 발전이 있을 뿐이다.

 

▲ 이전에 잘 꾸민 PC라면 최신 하드웨어가 아니어도 게임을 충분히 돌릴 수 있다.

 

그래픽카드도 분야도 크게 다르지 않다. 양대 산맥인 엔비디아와 AMD 모두 새로운 아키텍처를 적용한 신형 그래픽카드를 발표하고는 있지만, 실상 주력제품들의 상당수는 이전 제품들에서 이름만 바꿔 내놓은 재탕 제품이 대부분이다.

 

때문에 2~3년 전에 잘 꾸며놓은 PC라면 최신 게임도 쾌적하게 플레이하는데 문제가 전혀 없다. 새 PC를 사거나 부품을 업그레이드 해도 얻는 실질적인 성능 향상은 고작 20% 내외다. 경기침체로 주머니 상황도 좋지 않은데 게임 때문에 일부러 돈을 쓸 이유조차 없는 것이다.

 

과거 PC기반 게임들은 늘 최상급 하드웨어 성능을 요구하면서 PC 시장이 늘 다음 단계로 성장할 수 있는 밑거름과 길잡이 역할을 톡톡히 해왔으며, 최근 2~3년 전 까지만 만해도 그 역할을 충분히 수행해왔다.

 

그러나 사정이 달라졌다. 더 이상 게임이 PC 시장을 이끌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PC와 마찬가지로 게임 업계 역시 스마트폰과 태블릿을 중심으로 하는 ‘모바일 게임’쪽의 시장 규모가 급성장하면서 전통적인 PC게임에 돌릴 여력도 없다. 셧다운제나 '중독법'과 같은 게임 시장 자체를 위축시키고 있는 각종 규제도 문제다.

 

향후 개인용 PC 시장이 독자 생존의 길을 모색한다면 게임에만 의존하지 않고 다른 쪽으로 눈을 돌려야 할 때다.

 

최용석 기자 rpch@i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