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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시대, 우리는 더 행복해졌나요? 본문
[미디어잇 박상훈] 스마트폰 전성시대다. 최근 일본 총무성이 발표한 자료를 보면 우리나라의 스마트폰 보급률은 지난 3월 기준 88.7%로 전국민 10명 중 9명 가량이 스마트폰을 갖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봐도 싱가포르(93.1%)를 제외하면 영국(80.0%), 프랑스(71.6%), 미국(69.6%) 등 선진국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국내 통계에서도 비슷한 수치를 확인할 수 있는데,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자료를 보면 특히 20대(96.2%), 30대(94.2%)의 스마트폰 보유률이 매우 높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10대도 85.5%로 50대(51.3%)는 물론 40대(81.3%)보다 높은 비율을 나타냈다.
스마트폰이 이처럼 널리 확산된 것은 불과 2~3년 사이다. 2011년의 비슷한 통계와 비교해 보면 10대의 스마트폰 보급률은 3배 가까이 늘었고 20대, 30대도 2배 정도 늘어났다. 40대의 경우 23.6%에서 81.3%로 3배 이상 늘어났고 50대는 7%에서 51.3%로 7배 가량 늘어났다.
▲ 연령별 개인 미디어 보유현황 (단위:%, 표=정보통신정책연구원)
이처럼 폭발적 성장세는 스마트폰을 통해 생활이 더 편리해진다는 점이 핵심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사회, 경제, 문화, 공공 등 거의 모든 서비스를 스마트폰으로 이용할 수 있고 최근에는 TV와 신문 같은 미디어도 대체할 정도가 됐다. 실제로 이미 60대 이상을 제외한 전 연령에서 스마트폰의 이용 빈도는 TV는 물론 신문, 라디오, PC를 모두 넘어섰다.
그렇다면 이처럼 필수품이 된 스마트폰이 과연 우리 삶을 더 행복하게 했을까? 이를 단순하게 수치화하기가 쉽지는 않지만 KISDI 보고서에서 그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KISDI는 최근 ‘스마트폰 이용 여부에 따른 삶의 만족도’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2013년 한국미디어패널조사(4,386 가구내 10,464명) 결과를 활용했고, 개인적 측면(개인적 성취, 성격, 건강 등), 관계적 측면(주위 사람들과의 관계 등), 집단적 측면(학교, 직장, 지역사회 등)으로 구분해 각 측면에서 만족정도를 7점 척도로 측정했다.
▲ 스마트폰 이용 여부에 따른 삶의 만족도 (표=정보통신정책연구원)
먼저 일반적인 상태의 만족도를 조사했다. 만 13세 이상 개인 응답자 9,714명의 삶의 만족도는 7점 만점에 개인적 측면이 4.87점, 관계적 측면이 4.88점, 집단적 측면이 4.79점으로 모두 5점 미만의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를 스마트폰 사용자(6612명)와 아닌 사람으로 구분해 조사하자 흥미로운 결과가 나왔다. 스마트폰 이용자의 응답은 개인적 측면의 만족도가 7점 만점에 평균 4.98점, 관계적 측면의 만족도는 4.99점, 집단적 측면의 만족도는 4.90점인 반면, 스마트폰이 없거나 사용하지 않은 응답자는 평균적으로 0.36점 정도 점수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별로도 흥미로운 차이가 나타났다. 전반적으로 스마트폰 이용 그룹이 삶의 만족도가 높았지만 만 13세 이상 19세 이하의 경우 스마트폰을 이용하지 않은 그룹이 오히려 더 높은 만족도를 나타냈다. 전 연령대에서 유일한 현상이다.
▲ 연령대별 삶의 만족도 (표=정보통신정책연구원)
또한 40대에서는 스마트폰 이용 여부에 따라 만족도가 가장 크게 차이가 났고, 항목별로 가장 큰 차이가 나타난 것은 20대의 ‘관계적 측면’이었다. 스마트폰 이용자의 관계적 측면 평균 점수는 5.02점이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만족도 평균 점수가 4.53점에 그쳤다.
삶의 만족도를 구성하는 요소는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이번 조사만으로 스마트폰이 삶을 더 행복하게 한다는 결론을 내리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어 보인다. 그러나 스마트폰이 제공하는 새로운 경험과 편리함, 그리고 개인의 미디어 활용 방식이 변화하고 있다는 측면에서는 매우 흥미로운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김나영 KISDI ICT통계분석센터 연구원은 “스마트폰은 특히 젊은 층의 대인 관계나 의사소통 등에 유의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앞으로 스마트폰을 포함한 미디어 접근성과 삶의 만족도 간의 상관관계를 밝힐 수 있는 추가 연구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상훈 기자 nanugi@i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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